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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잡스] 함께 사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래서 재미있게 논다.


내 나이 한 자릿수로 돌아가 보자… 7살, 8살, 9살… 그 시절 우리의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오늘은 뭐 하고 놀까?’,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더 성실히 놀고자 하는 즐거운 고민이 곧 일상이었다. 하지만 10대, 20대로 가면서 점점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 우리들에게 한마디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냥 놀면 눈치 보이니까 문화예술 같은 거 하는 척하면서 놀다가 나쁘지 않으면 재미있는 기획도 한 번 해보는 뭐 그런 거” -슬리퍼 예술학교 中-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일단 동네형들을 만나러 가보자.


#회사소개


안녕하세요. 동네형들과 두 분이 궁금합니다.

심은선 안녕하세요. 동네형들의 공동대표인 심은선입니다.

박도빈 동네형들의 공동대표 박도빈입니다. 저희는 각자 다른 곳에서 일하다가 만났어요. 안산 원곡동의 ‘국경 없는 마을’에서 실험 미술 하는 작가분들이랑 다문화가정 아이들 수업하다가 만났어요. 문화예술영역에서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가 ‘우리가 하는 일과 일상을 어떻게 하면 가깝게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지고 ‘동네형들’을 시작했어요. 동네형들은 교육을 포함한 문화예술활동, 청년활동, 지역에서 주민과 같이하는 활동, 크게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동네형들은 무언가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기보단 구성원들이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을 프로젝트로 기획해서 실행해 보기 위해 시작했어요.


열심히 답변 중인 박도빈 선생님(오른), 경청중인 심은선 선생님(왼)


다른 문화예술기획사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심은선 일단 저희는 비영리 민간단체예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이 있지만 동네형들의 문화예술 관점은 ‘나의 일상에서 스스로 변화를 만드는 도구’라고 봐요. 인간은 예술이라는 것을 통해 무언가 표출하고자 하는 표현의 욕구를 항상 가지고 있잖아요. 그렇게 내가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남들과 소통할 수 있냐가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에요. 무언가 만든다는 것보다는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변화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일반 문화기획사와 많이 다를 거예요.

박도빈 회사나 큰 단체들과 달리 저희는 성과를 내는 것에 치중하지 않아요. 그래서 시간이 걸리지만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히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일로서 하는 사업도 있지만 지역에서 하는 활동들 대부분은 순수하게 저희가 하고 싶고, 또 지역에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 것들이에요.


전의 기사에서 월세 내는 날을 ‘태풍’에 비유하셨더라고요. 비영리단체는 수익이 안정적이지 않을 텐데 수익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요?


심은선 저희는 기본적으로 지원사업을 많이 해요. 지금은 포트폴리오가 많이 쌓여있으니까 기관이나 재단에서 프로젝트가 많이 들어오는 편이예요. 거기서 저희 인건비를 만드는 거죠.


요즘은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심은선 작년부터 해오던 프로젝트가 몇 개 있고요. 서울문화재단의 지역특성화사업이 있어서 학교 밖 10대 친구들과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바보의 나눔’이라는 곳에서 인권교육도 하고 있어요. 올해는 지원특화문화사업으로 축제를 기획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동네에서 작게 했는데 올해는 강북구에 있던 축제와 결합해서 조금 크게 하려고 해요. 서울 복지재단에서 ‘희망두배 청년통장’ (참가자가 2년/3년 매월 근로소득으로 저축하는 금액의 동일한 금액을 서울시 예산 및 시민의 후원금 등으로 적립 지원하는 통장)이라고 해서 청년들과 동아리를 만드는 걸 구상하고 있어요.

잡스 굉장히 많이 하시네요?



사계절 항상 뜨겁게 바쁜 동네형들 (출처 : 동네형들)


박도빈 농어촌 학교에서 한 철가방 이외에 도서관에서 책 읽기 프로젝트, 길고양이 관련한 ‘묘묘’ 프로젝트도 있는데 모두 큰 사업이 아니라서 가능한 거 같아요. 그리고 저희 모두 1인 가구고 동네에도 1인 가구가 많으니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주거, 식생활과 관련된 워크숍을 해보려고 해요. 또 지역마다 청년 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창작콘텐츠로 잡지를 만들거나 유통할 수 있는 몇 가지 실험들을 활동가들이랑 같이 해보려고 해요.


저도 ‘묘묘’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떻게 시작하시게 된 거예요?


심은선 고양이 밥을 준 지는 3~4년 정도 됐어요. 그러던 중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동네형들 안에서 시작했어요. 저희는 크게 대단한 걸 만드는 것보다는 일상적으로 알리는 캠페인을 해요.

마을에서 무언가 할 때, 지역 분들의 동의나 마음을 구하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심은선 반반이에요.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아! 또 하나 있다. 무관심. 근데 다들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고양이 밥을 주다 보면 여러 상황에 마주칠 때가 있는데 그런 것도 천천히 풀어나가는 거죠. 하지만 일상에서 꾸준히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일상 이야기를 하게 돼요. 또 그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오가다 보면 사람들도 잘 몰랐던 걸 알게 되고, 관심 가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보이기 시작하죠.


문화예술 영역이 굉장히 광범위한데 동네형들에서 생각하는 문화예술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요?


심은선 규정하지 않아요. (웃음)

박도빈 저희는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철가방 프로젝트는 진짜 철가방에 재료를 넣어서 들고 가요. 짜장면이나 짬뽕을 특별한 사람들만 먹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가 생각하는 예술도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시간에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거로 생각해요. 누구나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정할 수가 없어요. 누구나 자신의 방식으로 자기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해 소통할 수 있으면 그게 예술이죠.


재미있고 독특한 아이디어가 많던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나요?


박도빈 보통 그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이 만들어요. 처음에는 재미있는 이름들도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별로 안 나오고 있어요. (웃음) 근데 재미있게만 하려다 보면 내용이 흐려지기도 하고, 내용을 맞히려다 보면 또 재미가 없어지고 그 균형을 맞추는 게 제일 어려워요.


요즘 동네형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박도빈 ‘올해는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동네형들이 5년 정도 됐는데요. 콘텐츠들이 많이 쌓여 문화예술영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편이예요. 단체를 확장하지 않고 작게 유지하는 건 어렵지는 않아요. 대신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삶에 녹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요. 같이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 모든 사람이 경제적인 안정을 포기하고 활동가가 될 순 없거든요. 가치만을 추구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요즘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이 사회혁신청년활동가도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활동가를 키우겠다.’라기 보단 새로운 것들을 해보기 위해서예요. 기존에 있던 프로젝트의 연장선으로 무언가 해볼 수도 있고, 새로운 것도 해보려고 해요.


실무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심은선 항상 관계가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을 하잖아요. 동네형들은 자유로운 형태로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서로가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잖아요. 그런 균형과 관계가 힘든 것 같아요. 맞춰가고 알아가는 것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요. 전에도 마을 공동체에서 하는 뉴딜 일자리 사업을 한 적이 있는데 20대 청년들과도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달라서 그 안에서의 거리와 균형을 찾는 것이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박도빈 저희는 활동가 시작할 때 각자 계약서를 다 써요. 이 일이 나한테 어떤 의미고 내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 어떤 근무조건들이 필요한지에 대해서 각자 써요. 그리고 구성원들이 다 사인을 해줘야 해요.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는 거죠. 우리가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가 없잖아요. 대학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이고, 내가 일을 잘할 수 있는 조건은 어떤 조건인지 생각해보지 못해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선택하죠. 동네형들 안에서는 그런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동네형들은 청년단체이고, 청년들과 함께 일하는 이유는 온전히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청년들로 성장하기 위해서 거든요. 가능한 한 다양하게 각자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시스템이 만들어진 곳에서 각자 할 일 하면 훨씬 편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몇 년 일하고 나면 또 나를 받아줄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거든요. 저희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랑 활동하고 나면 어디 가서든 자기 색깔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뿌듯했던 일은요?


박도빈 그렇게 뿌듯했던 일은 많지 않았던 거 같아요. (웃음)

심은선 그건 있어요. 저희가 프로젝트를 할 때 사람들이 온전히 자기의 시간으로 만들어내고 좋아하는 걸 보면 뿌듯해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시작하지만, 누구나 다 해내고 만족해하는 모습을 보면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교육 및 프로젝트


활동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박도빈 먼저 저희가 하는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비영리단체나 동네형들이 하는 활동, 마을 지역단체에 대해 이해를 하는 시간이 있을 거예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본인들의 기호에 맞춰서 참여하게 될 거고요. 활동가들과 함께 할 ‘우리 힘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프로젝트는 사회적 가치나 의미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동네형들 안에서 고민했던 것들과 함께 진짜 먹고 사는 방법을 실행해보는 작업을 할 거예요.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드는 작업도 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인권교육이나 독서를 통한 프로젝트 등 문화예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를 만드는 걸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을 주체적으로 준비할 수도 있고,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그 역할에 한 명이 일할 거고요. 그리고 작년부터 민달팽이 유니온과 같이 1인 가구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평생 돈을 모아도 집을 못 살 것 같다면 행복한 세입자로 살 방법을 서비스를 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저희 구성원 중 요리하는 분이 계셔서 실제로 반찬을 팔아 보려고 해요. 그 메뉴를 개발하거나 시식회를 여는 업무에 또 한 명이 배치될 거예요. 나머지 한 명은 청년단체에 대해서 같이 고민할 거예요. 현재 전국단위로 청년 단체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모이는 것도 운영하기도 쉽지 않거든요. 생겨나는 만큼 사라지고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어요. 청년 공간에서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 그런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들을 하게 될 거예요.


어떤 사람이 동네형들과 어울릴까요?


박도빈 근면하고… 성실하고… (웃음)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더 잘하기 위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서 일할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다른 건 필요 없을 거 같아요. 저희는 학력이나 어디서 일을 했었는지 보지 않거든요. 그리고 진짜 일에 욕심이 있고 자기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심은선 맞아요. 자신의 것을 해보고 싶어 하는 욕심과 에너지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동네친구면 더 좋고요. 그냥 사무실에 출근만 하는 게 아니라 동네 주민들도 만나고, 공간도 보러 다녀야 하거든요. 또 무엇이든 자신이 주체적으로 무언가 해본 경험이 있으면 좋아요. 또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으면 안 돼요.


참여자들이 온다면 ‘이것만큼은 배울 수 있다.’ ‘얻어 갈 수 있다.’ 혹은 같이 일했던 분들이 1년 사이에 바뀌었던 사례가 있다면?


심은선 일단 굉장히 건강해질 거예요. 건강한 먹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박도빈 또 1년 동안 우리나라의 다양한 곳을 가볼 수 있어요. 그곳의 특산물도 다양하게 맛볼 기회가 많을 거고요. 대단하게 바뀐 사례가 있는 건 아니지만, 생각만 했던 것들을 실제로 동네형들에서 해보고 그 경험에서 많이 변하기도 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사회성을 가진 친구도 있고요. 또 이 일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고 해보고 싶었던 일인데 ‘나는 돈을 많이 버는 삶이 좋다.’고 해서 일반 회사에 취직한 친구도 있어요. 근데 그게 굉장히 중요해요.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그다음 단계로 가는 건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봐요. 또 저희는 다른 단체나 다른 회사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무시당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이 안에서 재미있게 ‘일’로서 해볼 수 있어요. 대신 내부 구성원들을 먼저 설득해야죠. 내부에서 먼저 설득이 되어야 밖에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거든요.


전에도 활동가와 일해 보셨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어떤 상호 피드백이 오갔는지 궁금해요.


심은선 새로운 친구들이 오면 그 친구들도 이곳이 새롭지만, 저희도 새롭거든요. 서로를 잘 모르니 같은 얘기를 해도 이해하는 방식이 달랐어요. 그 간극을 맞추기 위한 피드백들이 오고 갔죠. 하지만 저희는 자기방식에 맞는 삶을 선택해서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함께 하는 친구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자신의 것을 해보라고 해요. 자기계획을 만들고 실천하는 시간을 항상 가져요. 그러다 보면 어떤 친구는 본인이 잘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저희는 친절하지 않은 편이예요. 하나하나 체크를 하거나 설명을 잘 안 해요. 그래야 자유가 있고, 성장에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활동가들과 피드백이 오갈 때 그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하는 친구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의 방식을 찾길 바라고, 그 방법을 존중한다는 의미예요.

박도빈 자유롭게 일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높은 책임감이 필요해요. 내가 이 일을 맡았다는 것에 엄청난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고민을 충분히 담아서 자신만의 속도와 자신만의 과정으로 일해야 하는 거죠. 그걸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 일이 어렵겠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그림은 각자 기획자이자 실무자이자 활동가가 되는 거예요. 그래야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고 동네형들 안에서의 다양성도 커질 수 있거든요.


교육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온다면 예상되는 어려움이 있을까요?


박도빈 저희도 그동안 다양한 친구들이랑 일을 해봤기 때문에 전혀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만 이번 교육프로그램 중에 중요한 것은 이 1년 안에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는 것이 있어요. 그것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른 사람하고 나눌 수 있는 걸 기획해서 실행해 보는 게 저희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해요. 그것을 하는 데 있어서 충실하기만 하면 돼요. 저희가 거창한 걸 해보라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면 고양이에 관심이 많아서 사람들이랑 고양이에 관해 얘기해 보고 싶다면 그런 프로젝트를 기획해 보는 거죠. 대신 그 과정을 진짜 일처럼 해보는 거예요. 실제로 짧게라도 기획서도 써보고, 신청도 받고, 홍보물도 만들어보는 거죠. 물론 그 과정을 저희도 같이 갈 거예요. 하지만 저희의 역할은 잘할 수 있도록 옆에서 봐주고, 고민해주고, 소통하는 거예요. 이러한 것들을 후반부에 하게 될 거예요.

심은선 전반부에는 저희가 해왔던 일들을 나누는 작업부터 할 거예요. 기본적으로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서 프로젝트를 하기 위한 준비과정에 참여할 거예요. 이걸 바탕으로 후반부에 일하게 될 거고요.


고용승계는 어떻게 되나요?


박도빈 저희는 항상 열어놔요. 본인의 선택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그동안 저희와 일하고 싶다고 하는데 일을 못 한 적은 없었어요. 동네형들은 월급을 받기 위해서 출퇴근하기엔 좋은 직장은 아니에요. 일이 쉽지도 않고 돈을 많이 줄 수 있는 구조도 아니고요. 대신 이곳에 오면 같이 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그냥 출퇴근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서 살아갈 수 있는 동료거나 동네 친구이거나 그런 느낌은 받을 수 있어요.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대해서 팁을 주신다면?


박도빈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세요. 그리고 동네형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알고 오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단체는 이럴 거야.’하고 대충 짐작만 하고 오시면 저희가 하는 질문과 대답이 많이 엇갈릴 거예요.


#근무환경


상근직원분들의 업무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심은선 10시부터 7시까지예요. 근데 프로그램이 저녁에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런 날에는 다음날 늦게 나오거나 내부적으로 합의해서 조율해요.


동네형들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을까요?


박도빈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는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지방 출장 가면 특산물 먹으러 많이 다녀요. 또 일할 때는 열심히 하고, 쉴 때는 잘 쉬자 주의예요. 그래서 저희는 1년 중 1월에는 온전히 쉬고 11개월만 일해요. 1월에는 서로 연락도 안 해요. 그렇게 자신의 일상을 살고, 쉬어야 또 1년을 힘차게 사니까요. 대신 월급이 안 나가죠. (웃음)


지금은 몇 분이 같이 일하시나요? 성비나 연령대도 궁금해요.


박도빈 상근자는 5명이고요. 프로젝트에 따라서 같이 활동하는 친구들이 더 있어요. 또 여자가 더 많고요. 나이는 20대, 30대, 40대…

심은선 (움찔)

박도빈 처음 시작할 때는 다들 30대였는데 점점 나이가 들고 있어서 중년 단체로 바꾸거나 해야 할 거 같아요.


회의나 업무 분위기는 어떤가요?


박도빈 회의는 편안하게 하고요. 일주일에 한 번은 정기회의를 해요. 업무 분위기는 화.목.합.니.다. (웃음) 호칭은 밖에서 아이들을 만나기도 해서 ‘~샘’ ‘~선생 하고 불러요.


지원자분들한테 한마디 부탁드려요.


박도빈 이번에 다양한 사업장들이 있는데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고민해 보고 어디서 일을 해보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될 거 같아요.

심은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이게 나와 맞는지, 동네형들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보고 자신에게 맞을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또 재미있어 보인다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절대 재미있지만은 않아요. 그런 기대만 하고 온다면 너무 힘들 거예요.

박도빈 ‘재미있다.’ 라는 말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것 같아요. 저희는 무언가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고민하는 과정들도 재미있거든요. 하지만 누군가 보면 어렵거나 힘들어 보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기 위해서 거치는 어려운 과정조차도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거죠. 그게 결코 쉽거나 누군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어린 시절 모든 것이 ‘놀잇거리’ 였다. 돌, 모래, 신발 하나로도 우리는 재미있게 뛰어 놀 수 있었다. 동네형들은 잘 놀게 해준다. 잘 놀고, 일을 잘 저지를 수 있게 해준다. ‘동네형들’이 옆에 있으니까 가능하다. 괜찮다. 동네형들처럼 문화예술 같은 거 하는 척하면서 놀다가 나쁘지 않으면 재미있는 기획도 한번 해보고 싶다면 동네형들 문을 두드려보자.


원문보기 : https://seouljobs.net/recruit/youth1707/


글, 사진 (김은채 unchea75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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