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학교 울타리 벗어나 동네 언니오빠와 즐겁게 공부



학교 밖 선생님들과 예술 활동, 인생설계도 해


강북구 노해로 23길에 위치한 ‘동네형들’ 사무실 문에는 단체 이름 옆에 삼선슬리퍼 한 짝이 붙어 있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니는 동네형의 친숙한 이미지를 떠올려 만든 로고다. 문화예술을 전공한 청년 활동가들은 이 공간에서 지역 청소년들과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교육을 한다. 아트디렉터 이인혁(35)씨는 “강북구는 서울시에서 재정자립도가 두 번째로 낮고 복지, 문화적 기반이 낙후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공미술, 건축, 디자인, 인문학, 연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15~16명의 활동가가 함께한다. 이들의 목표는 지역 주민들과 문화예술작업을 통해 소통하는 것. 주민들은 동네형들 덕에 굳이 전시회에 가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을 접하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쉽게 해보지 못했던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예술가들은 동네 구석구석을 변화시키면서 자신이 꿈꿔 왔던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우리 모토는 ‘누구나 쉽게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예술’이다. 예술적 재능이 없어도 누구든지 쉽게 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생활 속에 예술을 녹아들게 하는 것이다.”


활동가 청년 박가을(25)씨의 말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동네형들은 지역의 대안학교와 장애인학교 학생, 지역 청년들과 함께 학교에 벽화 그리기 작업을 했다. 아이들은 먼저 짧은 스토리를 만들어 이를 직접 연극으로 표현했다. 이후 각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벽에 서서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동작을 취하고, 몸 윤곽선을 따라 그린 뒤 그 위에 색색의 시트지 조각을 오려붙였다. 재료비 부담 없이 손쉽게 벽화를 만들 수 있는 작업이었다.


지난해에는 동네 구석구석에 이런 작업을 했다. 감나무가 있는 집 벽에는 빨간 감과 감을 따먹으려는 새 이미지를 시트지에 인쇄해 붙였다. 수도계량기나 하수구 맨홀 뚜껑 옆에도 물고기나 나뭇잎을 붙이거나 그려넣었다. 골목이라는 공간에 재미난 그림을 붙여 ‘친근하고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씨는 “처음에는 주민들이 우리를 낯설게 바라보거나 ‘뭐하는 건가’ 싶은 눈빛으로 호기심을 드러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 공간에 동네 카페 주인이 와서 김치 담그는 법을 가르쳐주며 아이들과 함께 김장도 하고, 예술가들은 주민과 아이들을 위해 영화 상영회도 연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아이들은 “예술 활동이라지만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고 입을 모았다. 최화진 기자 lotus57@hanedui.com 기사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6804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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